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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초] 서문 - 당신의 주식 투자는 틀렸다.

“포커판에 끼어든지 30분이 지나도록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그 때는 당신이 봉이다.” - 토마스 프레스턴

‘라플라스의 악마’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세기 프랑스의 한 수학자가 언급한 상상 속의 존재로 이 악마는 ‘현재의 모든 조건을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사건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하는 질문은 하지 않겠다. 이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모두 은연중에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투자에 있어서 종종 자신이 라플라스의 악마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 자신이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은 도외시하고 항상 자신의 판단이 맞는 것처럼 상황을 가정한다. 그리고 베팅한다. 그러나 이러한 확신은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실패하며, 그 사람에게 파멸에 가까운 손실을 안겨준다.

2017년, 나는 내 직감에 의존하여 베팅하여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다행히 파멸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이유 모를 확신에 가득찼던 자신감을 쪼그라들었고, 직감에 의존한 베팅은 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투자가 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유와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궁금해졌다. 당시 나는 어설프게 볼 줄 아는 차트 이외에는 기준이란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투자에 관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항상 그 종목에 왜 투자했는지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와 같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었지만 '인터넷 기사를 보고 어떠한 이유로 특정 주식이 오를거라고 생각해서'라거나 혹은 '며칠 동안 해당 주식이 계속 올랐는데 추이를 보니 앞으로 더 오를거 같아서'같은 이유가 대다수였고, '주식을 잘 아는 누군가로부터 추천받아서', '내가 잘 아는 회사여서'라는 얘기도 종종 들었다.

심지어 잘 아는 회사라는 사람의 경우 그 기준이 더 모호했다. 기업의 매출이나 순이익, 부채비율 같은 재무에 관한 정보를 잘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숙한 느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표현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